
작가가 ‘광학적 채굴’이라는 명명한 연구의 연장선상에 있는 〈먼지가 부유할 때의 전주곡〉은 ‘디지털 트윈’의 개념이 확장된 작품이다. 채굴주의의 언어로 설명하자면, ‘디지털 트윈’은 금융 지원을 확보하고 효율성과 이윤을 최적화하기 위해 현장에서 작업을 개시하기에 앞서 채굴 인프라를 시뮬레이션하고 물리적 세계를 가상으로 재현하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 그것은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매핑하는 방법이다. 디지털 시뮬레이션의 초정밀한 렌더링 기술로 구현된 가상 마을과 실제 공간의 물리적 감각을 나란히 배치한 이 비디오 설치 작품은 다국적 기업의 대규모 리튬 광산 개발이 한창인 콩고민주공화국 마노노 마을의 ‘디지털 트윈’이다. 만들어진 마노노 마을의 풍경은 노동과 토지 착취를 당하는 지역민과 자연환경에 끔찍한 영향을 끼친, 글로벌 경제가 구사하는 추상적 언어에 감춰진 광산업의 현실과 정면 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