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길을 선택해서 자신을 벗어나더라도 우리는 모두 같은 목적지에 도달한다는 진리를 찾는 것처럼, 실험영화의 위대한 선구자 조던 벨슨(1926-2011)의 작품은 우리를 저 먼 우주의 경계와 인간 의식의 심연으로 이끕니다.
작가는 최면적 성격을 가진 단편 영화 〈매혹〉을 “분자 구조와 천문적 결과가 잠재적이고 주관적 현상과 결합된 구성”을 가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우주의 진화를 시각화한 것 같은 이 작품에서 단순한 추상 도형들은 점차 복잡한 형상으로 변합니다. 폭발하는 색채와 소용돌이치는 패턴은 관객을 무아지경으로 이끌며, 형상은 허공 속에서 나타났다가 다시 소멸하는 등 비선형적 방식의 전개가 계속됩니다. 벨슨의 표현대로 이 작품은 “물질에서 정신으로 나아가는 듯한” 느낌을 전달합니다.
〈매혹〉에서 느껴지는 우주적 장엄함과는 대조적으로, 〈명상〉은 명상에 잠긴 내면의 상태를 시각화합니다. 작품의 초연 당시 벨슨은 종교 사상가 라마크리슈나의 말을 인용하여 작품을 통한 체험에 관하여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나는 끝없이 빛나고 생명력 넘치며 기쁨이 가득한 바다를 보았다. 사방에서 반짝이는 파도가 우르르 몰려와 나를 집어삼켰고, 외부 세계를 향한 의식이 모두 사라졌다.”
조던 벨슨, 〈명상〉 스틸, 1971. 16mm 필름을 변환한 단채널 비디오(컬러, 사운드, 디지털 복제). 6분(반복 재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