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로서 LA에서 20년 넘게 살아온 박영국의 작업은 언제나 사막의 생태에 관한 것이다. 현장에서 제작된 이 작품은 현대미술의 큰 흐름을 형성해 온 시각적, 개념적인 것의 지배에서 벗어나, 온도, 곰팡이 냄새, 느린 시간과 리듬, 무언가 불쑥 튀어나올 것 같은 예감 등 사막에 대한 ‘지각(percept)’이 새겨져 있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무섭고 위험한’ 사막은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만 휴식처, 피난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