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d Faith : the Presence & Absence of God 외

2001

그의 작품 세계는 사고를 재배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특정한 맥락에서 형성된 분석의 틀이 공간 속에서 표현되면 어떠한 일이 일어나는가? 작가는 해석의 기교와 대비, 재맥락화를 통해서 비평 모델의 실패에서부터 지적인 프로그램의 왜곡과 투사의 서투름에 이르는 주제들을 가볍게 다룬다. 그리고 작가는 세상을 이해하겠다는 친밀하고도 가벼운 시도로서 ‘펫 토픽(pet topic)’으로서의 ‘빅 픽쳐’를 재작업하였다.
과거에 원시주의적인 조각을 만들어 왔던 작가는 이제 ‘위(僞)’—개념주의(faux-conceptualism)로 관심을 돌린다. 최근 인스톨레이션에 사용된 바닥에 축 늘어진 형태의 조각, 〈Super-string〉은 한 쪽 끝의 중심부에 영(zero)자 형태를 나타내고, 다른 한 쪽 끝에는 무한대를 나타내는 기호 형상을 드러낸다. 어지럽게 배치된 그의 조각들은 그들의 어찔 수 없이 부적합한 상태를 반영한다(작가는 미술품 제작 모형의 모형이라는 범위 내에서 보편적인 모형을 구체화하고 있다).
작가가 ‘무’를 보여주는 가장 교묘한 예는 디자인을 통한 방법일 것이다. 그의 실존적 공백은 숫자 영과 일로 이루어진 어지러운 패턴들로 가시화된다. 그는 1960년대의 옵아트와 맥락을 같이하는 장식적인 스타일을 선택해서 그것을 기업 상표 프로그램의 정확성에 적용시킨다. 분명 이러한 영과 일로 만들어진 패턴들은 컴퓨터를 실행시키는 디지털 공식에 따라 암호화된 실존주의적인 내용들을 감춘다. 그는 마치 사르트르의 무(無)가 어떤 벌레와도 같이 존재의 중심부에 또아리를 틀고 있듯, 길고도 인식할 수 없는 바이트의 고리 속으로 적절한 정도로 자신의 주장을 펼쳐 나간다.
현란한 영과 일의 패턴들은 카오스 이론을 연상시킨다. 그것은 거품의 부피나, 진동의 정도, 포스트모던 세탁기의 떨림과 같은 현상을 지배하는 퍼지 논리를 암시하는 것이다. 또한 그것은 마오리 최고 신의 이름이자, 그리스의 신 제우스의 불멸의 사랑의 대상(나중에 암소로 변하게 되는)인 이오로 해석될 수도 있다.

Anna Miles 『Au contraire』 중에서.

〈Satres Worm〉, 2001. 람다 프린트. 120 × 160 cm
〈Into the Void〉, 2001. 람다 프린트. 120 × 175 cm
〈Superstring〉, 2001. 플렉시글라스. 10 × 500 × 30 cm
〈Zero Shift〉, 2001. 플렉시글라스. 가변크기
〈Memory Flower〉, 2001. 플렉시글라스. 28 × 28 × 8 cm
〈Null&Void〉, 2001. 조각. 15 × 40 × 15 cm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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