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홍구는 1990년대부터 시대적 풍경을 재현하는 포토몽타주 연작과, 사진의 기록적 속성과 회화의 행위적 속성을 결합한 ‘사진-회화’ 등을 통해 지속적인 매체 실험을 만들며 자신만의 예술 언어를 구축해 왔다. 〈해수욕장 시리즈〉는 2000년대부터 진행된 디지털 합성사진 이미지로 미디어_시티 서울 2002 《달빛 흐름》에서 처음 소개된 작품이다. 긴 파노라마 프레임에 담은 해수욕장 풍경안에는 소외된 존재, 인물, 관계, 근대와 폐허를 지시하는 문화의 조각들이 모여 있다. 이와 같은 현실 기호들로 이루어진 이미지는 ‘보편성’ 이라는 개념만으로는 제대로 알 수 없는 특별하고 고유한 존재를 드러내고, 현실로 우회하는 통로를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