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화문역에서 5호선을 타고 마천 방면으로 향하면 을지로4가역에서 2호선을 탈 수 있다. 이 작품은 곧 도착할 전동차로 승차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막 도착하는 전동차에서 하차하는 사람들이 교차하는 승강장에서 사람들의 시선이 잘 미치지 않는 천장을 활용한 작품이다. 약 만장에 가까운 15×25 cm 크기의 비닐 천들은 15 cm 간격을 두고 수직으로 설치되어 있으며, 각 천의 양면에는 각종 이미지들이 인쇄되어 있다. 한 면에는 사람들의 얼굴과 일개미들이 반복 인쇄되어 있는데, 사람들의 얼굴은 무작위로 기증받은 시민들의 얼굴로 이루어져 있다. 각 천의 다른 면에는 무엇인가 확정내릴 수 없는 이미지가 부분적으로 등장하는데 갑자기 전동차가 승강장으로 들어서면서 한쪽 방향으로 바람이 불면, 천장에 수직으로 설치되었던 천들이 일시에 수평하게 펼쳐지며 약 만 장에 가까운 천들에 쓰여진 문자가 드러난다. 그것은 “푸하하하 …” 에서부터 “힘•힘• 힘” 그리고 “퍽! 퍽! 퍽!”과 같은 단편적인 정보로, 이 작품이 전동차의 진출입에 따른 공기의 흐름을 이용한 일종의 ‘카드섹션 아트’임을 알려준다. 시각적으로 명확하지 않던 수직의 천들이 공기의 흐름에 의해 순간적으로 문자를 형성하였다가 사라지는 작품의 작동 방식은 지하철 이용객에게 시각적 즐거움과 의외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일상의 무게를 잠시나마 떨쳐버리는 신선한 자극과 더불어 삶의 소중함을 찾아가는 계기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