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발하는 심포니〉는 물이 증기로 변하는 조용하고 보이지 않는 순간을 감각적이고 철학적인 경험으로 전환하는 작품입니다. 청각과 시각의 상호 작용을 면밀하게 구성하는 작품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구성하는 자연의 순환과 보이지 않는 리듬을 명상적으로 마주할 수 있도록 초대합니다.
설치된 작품의 중심에는 다양한 높이로 바닥에서 띄워진 스테인리스 스틸 판 위에 놓인 돌들이 조용하고 절제된 풍경을 연출합니다. 물방울이 각각의 돌 위로 떨어지는 순간, 부드러운 타악기 소리와 함께 즉시 증발합니다. 이 미세한 반복은 사라져가는 물질을 ‘조율’하고, 섬세한 리듬을 만들어내며, 그 소리는 희미하지만 공간 전체에 부드럽게 울려 퍼집니다.
〈증발하는 심포니〉는 열과 물, 물질을 연결하여 경이로운 순간을 창조합니다. 작품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에 관한 믿음, 그리고 원소 상호작용이 만드는 변용의 힘을 반영합니다. 또한 시간과 무상함에 관한 사유이기도 합니다. 단 1초도 되지 않아 증발하는 물방울은 본질의 임시성을 상기시켜 주며 덧없이 사라집니다. 관객은 작품을 알기 위해 속도를 늦추고, 깊이 들으며, 가까이 관찰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증발하는 심포니〉는 ‘돌 위에 떨어지는 물방울’이라는 가장 작은 움직임을 지구와의 감각적 연결을 위한 교향곡으로 전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