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백남준이 미디어_시티 서울 2002 《달빛 흐름》을 특별히 축하하기 위해 시립 미술관의 로비에 영구적으로 설치한 메가트론과 매트릭스 형식의 10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서울 랩소디〉(2002)를 재편집한 작품이다. 일찍이 회화의 캔버스에 대응하는 개념으로서 TV를 그의 작업에 도입한 백남준은 부조적인 비디오 조각인 메가트론을 여러 곳에 설치하여 그의 여러 작품들을 재현하는 대형 캔버스의 역할을 맡게 하였다. 그의 콘텐츠는 여러 저장 매체들에 담긴 다양한 데이터로 존재하며 지속적인 추가 편집을 통하여 업데이트되고 있고, 브라운관이 뿜어내는 형광의 빛들은 전자적인 회화의 물감이다. 백남준은 이와 같이 TV를 긍정적 시각으로 바라보며 모든 가능성을 가진 열려 있는 하나의 매체로서 파악한다.
백남준은 인간에게 달은 오래전부터 인간의 꿈을 투영시키는 미지의 공간이라고 생각하였는데, 이는 “달은 가장 오래된 텔레비전”이라고 표현한 그의 언급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실제로 백남준은 1965년에 〈달은 가장 오래된 텔레비전이다〉(1996년 복원 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라는 작품을 통해 그 개념을 실현하였다. 그 작품은 12개의 TV 모니터에 보름달에서부터 초생달까지 달의 12가지 모습이 보이도록 내부의 회로를 변경하여 만든 작품이었다. 이 작품에서 그는 동양 철학에서 말하고 있는 ‘순간과 영원은 동일하다’는 시간 개념을 12가지 변화하는 달의 모습을 통해 표현하였다.
그는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1938 동요)〉의 작품에서도 알 수 있듯 꾸준하게 기존의 작품에 새로운 영상들을 추가하고 있다. 여러 레이어들이 현란하게 겹치면서 전통 북춤, 자신과 주변의 단편적 풍경을 촬영한 것, 그가 그동안 발표했던 작품들을 배경으로 새가 날고 있는 모습, 이를 반전한 형태 외에 그가 참가했던 지난 미디어 시티 서울 2000 동영상과 새로운 여성 누드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영상들을 추가하는 것은 백남준의 작품의 특징으로서 현대의 첨단 과학이 발전하는 한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