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입구로 들어서는 계단에 박이소의 반쯤 지어진 모양의 집, 배, 차칸, 나루터 같은 큰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다. 이것은 피난처로서 장소 이동, 변이를 암시한다. 이 구조물 곁에는 두 개의 둥근 구조체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미술품을 포장할 때 이용되는 버블 포장재(에어캡)에 둘러싸인 것으로, 속이 들여다보이는 그 안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형광등과 선풍기들이 작동한다. 버블 포장재는 ‘감각의 경사로’인 피부의 연장으로서의 옷에 대한 비유이다. 다른 하나는 숟가락 3개가 꽂혀 있는 콘크리트와 알루미늄 포일로 만들어진 아이스크림 혹은 똥무덤 같은 둥근 물체이다. 세 개의 작품은 의식주에 대한 은유로서 전시 전체에 일종의 서곡 역할을 하고 있다.
〈미확인 발광물체〉, 1998. 가변크기
〈무제〉, 연도 미상
작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