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통선사

2025
박찬경, 〈혜통선사〉, 2025. 캔버스에 유화. 80 × 80 cm (2점); 112 × 161 cm. 작가 제공

시각 예술가, 영화감독, 작가로서 박찬경의 작업은 현기증이 날 만큼 빠르게 변화해 온 서구화 근대화 속에서도 지속하고 있는 불교와 무속을 위시한 민간 신앙의 영향을 탐구해 왔습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소개하는 신작 회화는 13세기에 편찬된 『삼국유사』에 수록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합니다. 당나라 무외삼장(無畏三藏)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유학을 떠난 혜통선사는 가르침을 전해주지 않는 스승에게 화로(火爐)를 머리에 이고 가 불법(佛法)을 배우고자 하는 결의를 내보였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한국의 불교사찰 외벽에 자주 그려지고 있고, 작가는 이 그림을 해석하고 변형해 다시 그렸습니다.

작가는 혜통선사 그림만이 아니라 다양한 사찰 벽화가 우주, 의미, 죽음 등에 대한 깊은 의문을 자아내기도 하고, 동시에 그 ‘답 없음’을 즐기도록 하는 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작가에 의하면 ‘부정확한’ 원근법과 민화풍의 그림은 선문답(禪問答)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더욱 유희적이고 민주적으로 만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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