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받아들여진 지혜와 달리, 수천 년 전 잃어버린 레무리아가 태평양으로 가라앉았을 때 일부 주민들은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19세기에 제기된 잃어버린 대륙에 관한 이론이 비록 과학계에서는 외면당했을지 모르지만, 최근의 여러 목격 사례는 대안적 설명을 뒷받침합니다. 그것은 레무리아에 거주하던 외계 생명체들이 북캘리포니아의 활화산 아래에 새로운 거점을 마련했다는 것입니다…
〈외계 행성 평가〉는 생존한 레무리아인들이 인간 공동체에 침투하고, 그들의 고향 행성으로 정보를 전달하려는 시도를 다루며, 예술과 사회의 격동적인 현대사를 이해하는데 새로운 방식을 제공합니다. 이 설치 작품은 두 문명 모두에게 혼란의 시기였던 1960년대를 주목합니다. 당시 지구인들이 전 지구적 정치 격변을 겪는 동안, 레무리아인들은 그들의 통신 채널을 방해할 만큼 극심한 기상 현상을 경험했습니다. 이에 지구에 파견된 그들의 대표자들은 우주에서도 식별할 수 있는 ‘미니멀리즘’과 ‘개념미술’ 형식의 예술품을 제작해 별 너머로 소식을 전하고자 했습니다.
점성술, 신비주의, 신성 기하학에 착안한 〈외계 행성 평가〉는 외계 지성의 시선을 빌려 인간의 역사를 재조명하며, 제도적 폭력을 일종의 우주적 불협화음으로 재구성합니다. 멀리 있는 타자의 눈으로 우리의 문화를 바라보는 이 멀티미디어 설치 작품은 지구에 살아가는 인간 삶의 파괴적 충동과 그것이 낳은 동시대의 위기를 성찰하는 하나의 방법을 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