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그린

2020
크레이 첸, 〈오페라 그린〉 스틸, 2020. 2채널 비디오. 36분 30초. 싱가포르 예술위원회 설치 및 운송 지원. 작가 제공

크레이 첸의 안무 영상은 복장에 대한 규범부터 신체의 동작들이 반복을 통해 하나의 체계로 굳어지는 과정까지 일상의 암호화된 사회적 규칙들을 파헤칩니다. 작품 전반에는 통제와 순응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는 긴장감이 관통하며 때로 그 균형은 부조리함으로 무너지기도 합니다.

〈오페라 그린〉은 두 개의 스크린 위에 펼쳐지는 영상 작품으로, 조주(중국 출신의 한족)의 거리극에서 표현하는 전형적인 인물인 선비와 무사를 담아냅니다. 싱가포르에서 가장 오래된 조주 극단을 이끄는 닉 셴은 양식적 표현과 사실적 연기 사이를 오가며 인물, 배우, 원형 사이의 경계를 희미하게 합니다. 에밀리 코의 오리지널 스코어가 더해진 작품은 전통을 향한 헌사는 물론이고, 정체성이 어떻게 반복되고, 계승되며, 분열되는지 실시간으로 보여줍니다.

〈이미지의 광학〉은 〈오페라 그린〉의 편집 장면을 재구성해 이미지가 LED 디스플레이 위에 부유하는 것처럼 보이는 홀로그램 효과를 연출합니다. 영상의 편집 과정에서 삭제된 장면들은 즉흥적으로 포착된 파편처럼 유령 같은 형상으로 나타나며, 관객은 영상에서 특정 요소가 기술을 통해 생략되거나 인식되는 과정을 인지하며, 정체성과 서사가 형성되는 방식을 되짚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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