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진 카이젠은 터전을 잃은 개인과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광범위한 정치적 역사를 탐구합니다. 그녀의 영상과 퍼포먼스에서 해양 환경은 문화의 융합과 세계의 만남에 관한 은유적 장소이며, 해안선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교차의 지점들은 갈등, 이주, 영적 실천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두 편의 영상은 모두 제주도의 버려진 휴양지를 배경으로 합니다. 〈이 땅에 스며든 슬픔〉에서 우리는 호텔의 무너져가는 콘크리트 외벽을 강타하며 태풍처럼 쏟아지는 비를 목격합니다. 폭풍이 지나간 후, 파괴된 풍경을 뒤덮었던 새들과 식물들이 홍수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이 파괴 속에서 살아남은 것은 무엇일까요?
도깨비는 제주도의 무속 의식에서 자주 등장하는, 자유자재로 모습을 바꾸는 자연의 정령들입니다. 동명의 영화에서 도깨비들은 한때 버려졌으나 이제는 무성한 덩굴과 식물들로 뒤덮여 자연으로 되돌아간 옛 호텔 공간을 춤추며 누빕니다. 그때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이 변화무쌍한 존재인 도깨비 중 일곱이 퍼포먼스 〈동요〉의 한 요소로서 댄서들을 통해 드러납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려고 온 것일까요? 도움을 주려는 걸까요, 아니면 장난을 치러 온 것일까요? 어쩌면 서로를 감각하고, 알아가고, 관계를 맺는 다른 방식에 주의를 기울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온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빗속에서 출현한 만큼 재빠르게 빗속으로 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