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자연적이고 초월적이며, 사이키델릭한 이야기들에 주목하는 요아킴 쾨스터는 인간의 신체와 마음이 지닌 현실적·상상적 한계를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사진 연작, 책 등의 매체를 활용하는 작가는 억압된 역사를 공동의 기억 속으로 불러냅니다.
늑대거미나 타란툴라에 물렸을 때 나타나는 상태를 의미하는 ‘타란티즘’은 경련을 포함한 여러 증상을 동반하는데, 타란텔라라고 불리는 격정적인 춤을 춰야만 완화될 수 있다고 여겨졌습니다. 중세 시대 남부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이러한 믿음은 20세기 중반까지 해당 지역 전반에 퍼져 있었으며, 이후 타란텔라는 연인들이 추는 양식화된 춤으로 발전했습니다.
쾨스터는 이 영화를 제작하며 무용수들에게 이 ‘치유의 춤’을 추도록 하며, 아직 밝혀지지 않았거나 경시되었거나 억압된 신체의 가능성을 성찰하고자 했습니다. 퍼포먼스와 빙의 사이의 어딘가에 위치한 작품 〈타란티즘〉은 억압되거나 보이지 않는 존재가 말을 거는 통로로서 몸을 주목하고, 병리학, 의례, 황홀한 인식 사이의 경계를 뒤흔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