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0년대 초, 리지아 클라크는 서로 맞물리는 구조를 통해 다양한 형태로 변형 가능한 알루미늄판 조각 연작을 소개하였습니다. ‘비초(생물)’라고 이름 붙인 이 작품들은 살아 있고, 움직이며, 관절이 있는 존재를 연상시킵니다. 2014년, 비올렛 e a는 이 작품의 복제본을 만들기 시작하였고, 이것을 ‘비공식 사본’이라 부릅니다. 이 복제본들은 관객이 직접 만질 수 있도록 제작되어, 클라크가 원작에서 의도했던 물질과의 상호작용을 경험하도록 제안합니다(현재 클라크의 원작은 보존을 위해 엄격한 조건 안에서만 만져볼 수 있습니다).
비올렛 e a는 이 ‘비공식 사본’을 임상 정신 의학 등의 맥락에서 활용하며, 클라크의 감각 치료 실천과 공명하는 동시에 현대 미술의 가장자리에서 오랜 시간 체현되어 온 참여적인 치유의 흐름을 계승합니다. 클라크의 비초를 다시 만든 이 작품들은 오마주가 아닌, 물질을 조작하여 존재를 호명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접고, 펼치고, 다시 접는 행위는 명상적 몸짓이 되고, 이는 원본과 사본, 자아와 타자 간의 경계가 흐려지는 손의 트랜스 상태를 만들어 냅니다. 이 과정에서 마치 영매와 같은 작가 비올렛 e a는 부재하는 것을 불러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