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부처

1989
백남준, 〈TV 부처〉, 1989. 청동 조각, TV 모니터, 캠코더. 105 × 140 × 70 cm. 전남도립미술관, 광양 소장 및 제공
백남준, 〈TV 부처〉, 1989. 청동 조각, TV 모니터, 캠코더. 105 × 140 × 70 cm. 전남도립미술관, 광양 소장 및 제공

20세기 후반 가장 선구적인 예술가 중 한 명인 백남준(1932-2006)은 무속과 동아시아 철학에 관한 깊은 관심을 바탕으로 텔레비전부터 인터넷에 이르는 새로운 기술의 유토피아적 가능성을 실험했습니다.

이 유명한 작품에서 부처는 폐쇄 회로 카메라에 실시간으로 포착되어 텔레비전 화면에 반영되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작품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부처는 싸구려 텔레비전에 중독되어 나르시시즘이라는 악습에 굴복한 것일까요, 아니면 자아를 초월하는 데 필요한 강렬한 자기 성찰을 실천하고 있는 것일까요? 나아가, 쌍둥이처럼 닮은 두 부처 중 과연 어느 쪽이 ‘진짜’일까요?

이러한 질문들을 되짚어 보며, 백남준이 〈TV 부처〉를 여러 버전으로 제작했다는 사실을 염두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버전에서는 유사한 형태의 청동 부처상이 텔레비전 화면에 불 켜진 촛불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각각의 세밀한 차이는 있지만, 이 작품들은 모두 물질적인 자아와 비물질적인 자아 간의 마주함(혹은 조화됨)을 다루며 많은 질문을 던집니다. 뉴미디어 기술은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부터 분리해 왔을까요,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연결을 가능케 해왔을까요? 예술은 단지 오락에 불과할까요? 혹은 자아를 비추는 거울이거나 영적 깨달음에 이르는 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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